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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사랑방 ( Toronto Story board )

고인의 추모식

by 샘터0 2021. 11. 15.

11월14일 일요일.

지난 10월에 안락사를 한 내남자의 매형의 추모식이 내남자의 여동생집에서 있는날이다. 금요일 새벽기차를 타고 내남자를 보러왔다. 그런데 오늘이 내남자의 생일날이기도 하다. 내남자의 매형의 안락사 일정으로 인해서, 10월에 내생일도, 11월에 내남자 생일도 그냥 대충지나갈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내남자의 생일선물을 준비해오고, 저녁을 먹을 식당을 비밀로하고  예약해놓았었는데, 오늘 추모식을 하고나서 또 내남자의 여동생 아들의 4딸들의 생일기념파티도 한다고.....  내가 오타와에 도착하기전에는 추모식이 오후4시에 시작할거라고 그랬었는데... 아무튼, 어젯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일어나도 피곤함이 그대로 뭉쳐있는듯한 느낌의 아침이다.

 

먼저 일어난 내남자는 어젯밤에 내가 식탁에 올려놓은 생일선물과 카드를 먼저 읽어보고는 식탁에서 내가준비한 선물을 풀어봤다. 일단은 아침을 먼저 만들어서 먹고, 아침 10시까지 내남자의 여동생집으로 가야한다. 아침을 먹고나서, 나가기전에 준비하려고 하다가, 그냥 피곤해서 침대에서 좀 누워있었다...그런데 나는 한번 일어나면 잠을 다시 들기가 힘든성격이라...다시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내남자랑, 내남자가 키우는 새,,젤로,,도 내남자의 여동생집에 맡겨두러 간다. 

 

내남자의 여동생집에는 오늘 퀘벡에서 오는 가족들과, 내남자의 여동생과 매형의 지인들이 초대된 추모식이다. 그래서 내가 가끔씩 보던 퀘벡에서온 내남자의 가족들과 내남자 여동생 아들의 가족들...불어를 사용하는 낯선사람들을 불어를 못하는 내가 인사하고 먼저 아는척하기는 난감하다. 그래서 그냥 소극적으로 누가 먼저 인사하면 같이 인사해주면서 지내고 있었다. 다행히 내남자의 여동생집 반지하 칸에 이사온 사람이 말을 걸어와서 같이 영어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내남자의 여동생이 부엌에 스파클음료와 와인, 커피를 준비해놓았다고, 사람들이 오면 알아서 먹을수있도록 해주라는 부탁을 한다..그래서 그걸 핑계로 그냥 부엌에서 주로 지냈다. 방문한 사람들은 작은메모지에 그들의 마음을 담은 노트를 적어내고 있다.

 

그래서, 일단은 아침이라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주로 많아서, 바코드 커피를 넣어서, 스스로 커피를 만들어먹도록 안내해주면서 아는 사람들이 올때마다 그들과 안부인사를 나누면서...다른사람들은 그렇게 부딪힐 생각은 하지 않고 지냈다. 그러다 보니, 잠시후에 내남자의 여동생 니콜이 정원에 고인의 재를 담은 용기를 들고 서있는것이 보여서, 나도 나가보았다. 그러고보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정원으로 몰려왔고,추모식 진행사진을 찍는 사람이 없는것같아서, 셀폰으로 사진을 좀 찍기로 했다. 추모식도 불어로 진행을 하니까..나는 그냥 뒷편에 주변부에서 사진이나 찍으면서 추모식이 진행되는것을 지켜봤다. 

니콜이 낭독을 시작하면서 추모식이 진행되고, 그다음으로 내남자가 나와서 어제 준비한 추모글을 이야기하고, 그리고는 니콜의 4명의 손녀가 순서대로 나와서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이야기하고...그중에 셋째아이는 눈물을 터트리며 울먹이면서 추도식을 하지도 못하고 자신의 아빠한테 달려갔다. 10살정도의 어린 나이의 아이에게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다는것은 쉬운일이 아닐것이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 힘들일이었을것이다. 그런식으로 가족들의 추도사가 끝나고, 사람들은 추운아침의 날씨를 피해서 실내로 다들 들어가고 보니.. 니콜과 라날이 결혼할때 심었던 나무 ..그 아래에 재를 묻어둘 구덩이에는 사람들이 남겨둔 추도의 메모지가 접혀서 그곳에 들어있었다. 

 

추도식이 끝나자, 방문객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남아있는 가족들중에 니콜의 아들부부가, 그들 자녀들의 생일행사를 한번에 다같이 하기위해서 준비해온 음식을 내놓고 있었다. 나는 테이블에 마카롱 박스가 있어서, 이거 맛있는건데 싶어서, 내가 오픈해서 먹어도 되냐고 니콜한테 물었더니, 조금있으면 점심을 먹을건데, 그걸 먹고 디저트로 먹는게 나을거라고 그런다. 

 

그래서, 거실식탁에서 진행되는 네명의 니콜 손녀들의 생일을 지켜보는데...가족들 여러명이 한꺼번에 선물을 내놓으니까 마치 크리스마스날같은 풍경이다. 아이들은 선물을 많이 받아서 좋아하고 신이 나는날이다.나도 그들의 사진을 몇컷을 찍고,, 준비된 음식을 먹는 순서가 되어서, 접시에 음식을 담아서 먹는다. 아이들 엄마가 그릭출신이라, 그들이 준비한 그릭음식과, 크라샹 샌드위치, 그리고 약간의 핑거채소,,,

그렇게 먹어도 배부르다. 

점심을 먹고 나서, 사람들이 부엌테이블에 주변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이제는 마카롱 포장을 띁어서 먹어도 되겠다 싶어서 내가 포장을 뜯으려고 하니까 주변에서 야유하는듯한 소리가 터져나온다..그만큼 다들 맘속에서 찍어둔 디저트인듯...그래서 그냥 박스채로 가슴에 품고갈려는 태도를 취해보고....그래서 일단 박스를 오픈했다. 그리고 나는 두개를 집어서 접시에 담고는 다른사람들에게 권했더니 주저하는듯.....그런데 어디선가 네딸의 아빠 페데릭이 나타나서, 이건 소피아를 위해서 특별히 산거라고 하면서 뺏어간다...그래서 내이름이 소피아 박이라고 그랬는데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벼렸다. 정말로 소피아를 위해서 특별히 산것인가 보다. 소피아가 요즘 정신적인 고민이 많은지...내가 보기엔 아직도 어린이인데...13살정도 인가...그런데 남자친구가 없다고 고민한단다....

아무튼 나중에 클레어가 마카롱박스를 들고 나타나서, 나는 몇개 더 집어서 먹었다. 내가 마카롱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다들 불어로만 이야기를 해서, 어디가도 끼어들어서 이야기할곳도 없고...그래서 소파 한구석에 앉아있엇더니, 졸음만 오고, 재미도 없다....그래서 내남자가 있는 곳으로 갔더니 옆자리에 빈자리가 있어서, 그옆에 앉아 있다가 내남자가 가자고 그래고 좋아라하고 따라 나서는데...맥심이 내남자에게 줄것이 있다고 밖에 나갔는데, 맥심이 돌아오면 가라네.....그래서 할수없이 또 기다리는데...심심하고, 졸리고, 갈데도 없고......나중에 맥심이 딸 샤롯하고 같이 돌아왔는데....오늘이 내남자의 생일이라고, 샤롯이 생일카드를 하나 써서 주는것이다..어쨌든 오후 3시경에야 내남자와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오늘아침부터 몸이 개운하지 않아서, 집에와서 침대에 들어와 누웠다...그런데 잠은 않오고...그래서 다시 오후 4시반경에 일어나서 내남자의 생일날 저녁을 내가 예약해놓은 레스토랑으로 가서 먹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추모식을 한다음에, 아이들 생일 축하행사를 한것은 좋은계획이었던것같다. 추모식때는 감정적으로 울컥거리던 아이들이 생일 선물을 받아들고는 웃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것을 보면 좋은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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