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탈 사랑 9.

 

내남자가 나에게로 온다.

한주일 내내 문자로 달구던 마음들을 넘기고,

내남자는 자전거를 싣고 나에게로 달려온다.

 

내 일상의 많은것들이 내남자와 주고받는것들에 동여맨채

먼 거리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보내는 사람들이 되었다.

내남자의 사진을 열어보고 하루를 시작하고,

뒤늦게 시작한 나의 아침을 사진에 담아 보내는

그런 아침을 하늘로 날려 보내고, 우리의 사랑을 간직해왔다. 

 

내남자의 향기를 닮은 꽃화분 테이블에 올려놓고,

내남자가 좋아할 신선함을 담은 침대도 청소해놓고,

내남자가 좋아할 음식도 준비해놓고,

내남자의 모습이 다가올수록 급해지는 내 심장의 박동,

나는 내남자의 해바라기가 되어, 내남자의 문자를 기다린다.

 

내남자의 체취가 한껏 내가사는 하늘아래로 뿌려져

나는 감당할수 없는 향기에 취해간다. 

내남자가 나에게로 도착하기도 전에, 

나는 내남자의 향기에 정신을 잃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