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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의 문학노트 ( Saemter's Writing note )

외침 10.

by 샘터0 2020. 12. 28.

희미하게 낮아진 조명으로 들어섰다.

스크린에서는 이미 보았던 영화가 시작을 알리고

나는 뒷자리 벽에 기대어 서서 

곁눈질로 주변사람들과 오가는 이들을 무심하게 지켜보며 서 있다.

 

오늘은 어떤사람을 만날수 있을까...

지난번에 멀리서만 지켜보았던 그 신사분을 또 볼수있을까

실루엣으로 오가는 그림자속에 

내눈을 끌어당기는 사람들을 찾아 헤맨다.

오늘도 이렇게 무심하게 시간을 통째로 흘려보내고 있다. 

 

한편의 영화가 끝나고,

사람들의 정체가 보여지는 불빛들이 이 공간들을 채운다.

그저 희미하게만 그림자를 남기던 사람들의 모습이 

어느정도 실체를 보여주는 시간..

극장안의 사람들을 훑어보고....

또 그들이 남기던 행적들을 추적해보고...

그렇게 이 공간에서 익숙한 사람들을 하나씩 익혀간다.

 

그전에 보지못했던 나이든 남자의 모습이 보이고

그의 신선한 얼굴에 사람들의 시선들이 질주하듯 달려드는걸

 나는 차마 이렇게 밝은빛아래에서는 용기를 낼수가 없었어...

그래서 늘 누군가 먼저 다가올때까지 기다리기만 했었지...

그렇게 누군가 먼저 다가와 준다면, 

나의 하루는 조금더 수월한 날이 될수도 있어....

 

그래도 아직, 나를 내놓기에는 너무 빨라..

이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잖아.

이사람은 안전하게 행동하는 사람일까...

이사람은 그냥 굶어버린 욕구만 채워버리려는건 아닐까...

나는 내 관심속에 들어오는 사람과 

커피한잔을 하고 싶을뿐인데......

커피한잔이 우리 두사람을 더 많이 흡수해버린다면

나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수도 있을거야...

 

나는 그저 사람이 그리워

나는 그저 사랑하고싶은 사람이 그리워

나도 누군가를 사랑할 나이가 되었는데...

늘 이렇게 욕정을 허공으로 뿌려대며 살수는 없잖아...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수있는 사람이라면 좋겠어

이런곳에서 시간을 죽이는 사람이기 보다는 

영화도 같이보러가고, 여행도 같이 갈수있는

인생의 한장면들을 같이 나누어갈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

 

욕정을 떨구어 낼곳이 없는 사람들

욕망으로 눈이 벌게져도 갈곳이 없는 사람들

그런사람들이 되지 않고서는 만날수도 없는

그런 인생으로 살아갈수밖에 없었던 게이야

그런곳으로 스며들지 않고는

게이라는것을 드러낼수가 없었어....

 

인생의 많은시간을 이 어둠속에 묻어두지 않으면

건져낼수없는 내 섹스라이프야

사회가 암울한 뉴스들로 내 팽개치고 들춰도

그 어둠안에서만 살아가게 만드는 사회를 부수어낼 용기가 없었던거지

 

나도 이젠

햇살아래 수줍은 웃음 함박 머금고

배시시 드러나는 첫경험도 없는 설레임들로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고 싶어

그래서 마음껏 웃어제끼며, 

노래방도 마음대로 들어가서 낄낄거리고

나를 설레이게하는 그남자에게

모든것을 드러내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설사 오늘의 만남이 서로 어긋나더라도

또 다른사람을 만나면 되는거니까 

그렇게 만남을 시작하고 이어가는 아름다운 장면들을 만들어가고 싶어

 

내가 사는 사회안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열심히 사랑하면서

그렇게 인생은 평범한 행복으로 이어가며 산다는것을 

그런 사회로 태어날때까지

내가족들과 내친구들과 내동료들과 내이웃들과

같이 사랑하며 사는 사회로 태어날때까지...

나는 내자신을 사랑하며, 내 사랑을 키워가야해

사회가 받아들이지 못하는건, 

사회를 이끌어가는 정치인들이나 리더들의 역활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지

 

인권변호사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학생운동을 했다던 문재인 대통령도 

사회정서때문에 인권운동을 시작하는건데

사회정서를 핑계대며 사회의 통속으로 빠져버린 나라 

그런나라에서 산다는건 

우리에겐 참담한 일이지만...

 

인권은 사회정서 눈치를 보며 만들어지는건 아닌거지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헌법은  들여다 보지도 않으면서

아무런 죄도없는 사람들이 가져야할 사회에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눈감아 버리겠다는건 

인권변호사가 가면을 쓴꼴이 아니겠어...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성소수자의 인권에 눈을 감아버리는거지

 

사회의 정서가 바르게 형성되지 않았다면

사회의 정서대로 살아가지 않아도 되거든

그것을 무시하며 살아가야 하거든

학생운동의 역사도 , 인권운동도 그렇게 시작한것이거든

우리의 인권은

헌법으로 보장한 우리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부족한 역량이거든

사회정서가 헌법을 우려먹어도 된다는건 아니거든

 

우리가 지금은 행복해야할 제도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행복할 인생을 향해서 가야 하거든

이 사회가 어떤지경이 되더라도

우리가 행복해야할 인생을 향해서 가야 하거든 

지금처럼 사회안에서 책임있게 일을 하고는

그 뒤에서 내행복을 숨겨두고 꼬불쳐두고 살고 싶지 않거든

나도 한국의 대통령처럼 인간적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싶거든

 

내 인생을 저뒤에 더 이상 버려두지 않았으면 하거든

나도 내가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 가며, 살고싶거든...

인권변호사도 우리의 인권을 세워줄 사람들이 되어야 하거든..

한국의 대통령도 우리의 인권을 보장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