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가을을 느껴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게 되었다. 가을의 분위기를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동안 지나가면서 보게되는 단풍의 모습이 전부였다. 올해 가을의 문턱에서는 안락사를 선택한 내남자의 여동생 남편도 보러가야헸었고, 코로나로 상황에서 다시 비지니스를 오픈해야하는 시점이기도 해서, 상황이 그렇게 되어버린 한해다. 가을의 물든 낙옆들과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길을 걸어보는 낭만을 잃어버린듯한 허전함.....그것이 나에게는 올해의 가을의 느낌이다.
나도 이제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생각이 드는 가을이기도 하다.
올해는 내가알고 있던 사람들이 다른세상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부고를 가장 많이 들었던 한해 이기도 하다. 그들이 떠나야했던 이유가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상관없었지만, 나이가 들어서 가지게 되는 질병으로 대부분은 인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가을이 되면 나뭇가지에 매달려 온몸으로 토해내는 강렬한 색체를 뿜어내며,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있음을 알려주는 나뭇잎들의 극렬한 삶의 순간들을 바라보며,혼자만의 낭만들을 느껴보고싶었는데... 떠나기전에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내 가슴속에 담아내며, 내가 살아가는 삶의 한조각들을 불태워 버리는 마음으로 되돌아보고 싶었는데....그래서 짧은 가을은 늘 아쉽고, 쓸쓸하게 만든다.
가을이 되면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고 싶다.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디를 가든지 어떤 형대로든, 단풍이 들어가는 자연의 모습을 만날수만 있다면, 나는 행복한 시간을 가져볼수 있을것같다. 사각형으로 갇혀진 공간안에서 대부분을 살아가는 도시생활을 떠나서, 나를 가두어버리는 장벽들이 보이지않는, 드넓게 펼쳐지는 공간속으로 내달려서, 그곳에 나를 풀어두고, 내마음의 모든생각들을 잊어버린채, 그렇게 단풍속에 흠뻑젖어서 내마음도 울긋불긋한 아름다움으로 가슴 터지도록 채워지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 행복한 날들을 일년에 한번씩은 꼭 가져보며 살고싶다.
가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한해를 마감하는 마음의 준비를 떨어지는 낙옆들을 보면서 시작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살았던 한해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생각하게 되고, 내가 살았던 한해가 예고편 영화처럼 슬라이드로 떠오른다. 나는 올 한해를 무엇을 위해 살아왔던가...
나의 이한해는 어떤의미로 생각되어질수 있을까 ????
나이 오십을 넘어서면서, 이제야 인생이라는 단어의 느낌을 깨닫기 시작했었다. 이제야 내가 젊었던 시절에는 다른식으로 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었어야 했는데...라는 나의 선택에 대한 좁은시야도 느끼게되고...나는 그때 왜 바보같이 그렇게 그런점에 집착했을까... 그런 바보같은행동을 했을까...라는 식의 별로 중요하지도 않았던것에 지나치게 집착한 똥고집과 아집이... 내 인생에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내가 좀더 넓은 안목을 가졌었더라면, 내가 나은결과를 가져올 선택을 했었을것인데....같은....그당시에는 미래를 알수없거나 기본정보나 지식이 부족해서 선택하지 못했던것에 대한 아쉬움......그런것들을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는것이 보통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런보통사람들의 상식을 깨어내며 젊은 나이에 빨리 깨어나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다른 인생을 시작할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서 다른사람들보다 뛰어난 사람들의 인생은, 대부분 보통사람들과 같은 루틴적인 삶을 벗어난 사람들이다.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실패를 하지 않았다는것은 아니다. 그들도 그런 단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그런 실패의 경험을 수정하고 보완해가면서 도달한것일게다. 나는 그래서 한국인들의 일률적인 박스안에 갇혀진 사고방식은 과감하게 버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른사람들이 만들어진 박스를 버리고, 차라리 자신에게 알맞는 박스를 설계하고 만들어가면서 사는것이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해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미래는 다른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연습을 하는것이 더 필요할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게이들은 그런면에서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게이들은 천성적으로 다른사람들과 다르게 태어나서, 모든것을 다른사람들과 같은 방향으로 생각한다는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문화에서는 그런 천성적인 게이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오십을 넘어서면서 가장먼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육체적인 하락세로 인해서, 그동안 별 생각없이 살아왔던 생활습관들과 식생활습관들을 다시 재정리해야된다는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는 욕구보다는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 습관으로 바뀌게되고, 수동적으로 움직이던 활동을, 건강하게 움직이는 활동으로 바꾸는 노력도 따라야한다. 그것은 나이가 들더라도 스스로 활동하는능력을 잃지않고, 건강하게 나이를 먹어갈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판데믹기간동안에 쉬어가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나의 식생활습관과 건강한활동습관을 새롭게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내 인생을 재정립하는계기를 만들었다는 면에서, 내 인생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변화를 갖추게 되었다는점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내남자와 만들어가는 새로운 관계를 진전시켜가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것도 상당히 감사한 일이었다. 이제는 독서습관도 다시 정립되었고, 모든면에서 나의 생활습관들이 건강한 방향으로 많이 바꾸게 된것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내남자와 같이 살아가는 인생을 생각해보고있다는것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이제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날의 새파란하늘과 붉게 물든 단풍의 강한 콘트라스트가 그리워지지만, 인생은 주어진대로 흘러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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