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자의 이사짐정리가 끝나고...

내남자가 나와 같이 토론토에 이사온지 이제 2주가 지나버린듯하다. 일상적인 생활도 하면서 짐을 정리해야하기도 했고, 당장 정리하지 않는다고 생활에 불편한정도가 아니라서, 그리 서두르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내남자의 성격이 평일에는 이런일들을 미루어두고  서둘러 하는 성격이 아니다. 나는 일거리를 미루어두고 지내지 못해서, 피곤해도 빨리 해치워버리자...하는성격인데...( 한국인들은 대부분 이런성격일것이다 ) 내남자와 나는 서로의 성격이 어떻게 다른지를 그동안 많이봐서 서로 잘 알고있다. 그래서 서로의 성격을 그대로 그런사람이라고 인정하고 지내는식이다. 성격테스크를 해보아도 거의 비슷한데, 생각하는방식과 행동하는 방식은 아주 다른성격이다. 

 

지난주에 주문한 책장이 배달왔다. 거실에 두고 소품 몆가지도 진열해놓으려고 주문한것인데.. 내가 쉬는날에 거실에서 혼자 조립을 하고있었는데, 그게 두사람이 필요한 부분에 걸려서 거기에서 멈추었다. 혼자 해볼려고 몇번을 시도했지만...두개의 사이드를 한손으로 잡고 해도 진행이 되지 않아서 그냥 내남자의 일이 끝날때를 기다렸다. 내남자가 끝나고 나오길래 이걸 조립하는데 잘않되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는데..내남자가 자신이 해보겠다고해서 지켜보는데,,,,내가 몇번 해보았던 방법이라서 않될것같아서 내가 이렇게 해야할것같다고 행동을 먼저하게 되니까 내남자가 화가 난것이다. 자신의 생각대로 해보려는데, 내가 중간에 건드려서 그런것이다. 그래서 조립하던것을 그대로 던져버리고 내가 건드려서 못하겠다고 가버린다. 내남자가 화가 나서 나한테 왜 건드리는거냐고 하는 모습을 보고는 나도 좀 어이가 없어서 화가나서 발로 조립하던 가구를 차면서 그럼 알아서 하라고 그러고 부엌으로 나와 버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미리 " 내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보았는데, 그렇게 해서는 될것같지 않아서 다른식으로 해야할것같아서 같다"  모 그런식으로 먼저 말을 했었어야 되었던 상황인것같다. 그런말도 하지 않고, 내남자가 하고있는것을 건드려서, 내가 간섭한다는것에 무척이나 화가 난듯하다. 

어쨌든, 부엌에서 지켜보다가, 내남자가 혼자 할수 없다는것을 알게된즘에 그 옆에서 내가 보조하는식으로 해서 도와주면서, 말로 먼저 설명을하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고 하는식으로 대화를 하면서, 다른방법을 찾아서 결국은 완성을 같이 했다. 

 

그렇지만, 내기분은 다운되어있어서 내남자와 말을 할 기분이 아니다. 내가 먼저 말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던것도 문제고, 이렇게 처음으로 나타난 이 갈등의 순간들을 어떤식으로 해결을 해내야 하는것이 좋을것인지....그런점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과거의 리레이션쉽의 경험으로 봐서는 처음에 맞이하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가, 그사람들의 나머지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사람들은 처음에 보여준 그 태도를 나머지 생활에도 똑같이 유지하는경우가 많다. 그래서, 처음에 부딪히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보면, 그사람들이 어느정도 오랫동안 함께 할수 있을지를 추정해볼수있는 중요한 자료로도 유용하다.

 

내남자는 책장을 조립해놓고는 아무일도 아니었다는듯 태도를 보여주는데, 나는 조금전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거론해주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그럴만한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난후에 소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는동안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가 책장을 조립할때 내가 먼저 많이시도를 해봐서, 그런식으로 해서는 않된다는것을 먼저 설명해주고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나도 내가 중간에 행동으로 먼저 개입해서 잘못된것은 알겠는데, 다음에는 그렇게 화를내고 내던지고 가지말고, 말로 그냥 멈추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랬다면 나도 그순간에 멈추었을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식으로 말했더니 내남자도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한다.  

 

사실, 이런일 그냥 넘어간다고 특별한 일이 되지는 않을것이겠지만, 앞으로의 관계를 형성해가는데는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다. 내가 지금 발생한 서로의 차이를 직접거론하고 문제점을 대화로 만들고, 나의 잘못된점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도 어떤방식으로 대응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자체가 앞으로는 어떤 갈등이 있더라도 서로 이야기하고, 서로의 잘못된 점도 이야기하고, 앞으로 어떤방식으로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방향을 만들어 놓은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도, 두사람의 관계에서는 서로 대화를 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형성해놓은 계기가 되는것이다. 

 

그런데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 했다면, 나는 아무말없이 지나갔을것이고...그렇게 지나간 사람은 다음에 또다른 갈등이 나타나도 이야기를 하기가 서로 어렵다. 왜냐하면, 서로 이야기를 시작하는것에 익숙하지도 않지만, 그렇게 대화로 시작할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중에 커다란 폭탄으로 쌓아놓게되고, 언젠가 커다랗게 한방으로 터트려 버릴것이다. 그런관계에서는 늘 말하지않고 쌓아둔 불만들로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속에 쌓아둔 잔재들로 삐꺽거리기 시작한다. 그것이 언제 터져나오는지에 따라서 그들의 관계는 그정도에서 끝을 맞이하기 마련이다. 

 

어쨌든 말하고싶은 핵심은 갈등이 있거나 불편한 마음속에 앙금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대화를 하고 표현을 해야한다. 그래서 서로의 입장이나 생각을 그때마다 서로  상대방의 감정을 알고 이해할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리레이션쉽을 오랫동안 유지해가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 된다.  관계를 시작하는단계에서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만들어두는것이 나머지 생활을 하는동안 아주 좋은습관을 만들어준다. 

 

처음에 시작하지 않으면, 대부분은 늘 같은 방식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관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서로의 문화적인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서로를 제대로 알고 이해하기 힘든부분이 많다, 그래서 대화나 소통으로 나는 이런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한다는것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것이 필요하고, 나도 상대방의 생각이 어떤지 알아야 그사람을 이해하고 그사람과의 충돌을 피해가는 방법을 찾을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대화하려 하지 않고, 늘 같은 방식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