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무척이나 좋아했던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베스트 프렌드와 비가내리는날에는 우산을 가방속에 접어두고 비를 맞으며 집으로 걸어가던날..
친구는 친구의 이야기를 하고, 나는 주로 내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당시에는 비를 맞으며 인생을 이야기하고, 친구를 이야기하고 그런것들이 좋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후에, 우리는 서로 다른길들을 가고 있었다.
그후로는 습관처럼 나는 비오는날들을 좋아했다.
뜨락에는 빗방울이 매달린 꽃잎들이 붉은색으로 길게 서있었고, 나는 그 싱그러운 잎새들을 바라보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비가 내리면 내 가슴에도 그런 감성들이 젖어드는것 같았다.
나는 세상을 사는동안 그런 작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그런시간들을 무척이나 좋아했던것 같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무척이나 난감했던 그시절에, 나는 무척이나 방황을 했던것 같다.
내가 하고싶었던일들은 그림을 그리던가, 글을 쓰던가.....그런식의 예술적인 감성이 필요하거나 창의적인 작업들이었는데.데, 가난한 나 자신의 힘으로는 그런공부를 선택할수는 없었다.
세상을 쉽게 살아가기에는 아무래도 기술적이거나 전문적인 기술능력이 더 필요했던 시기였다고 생각이 된다.
또하나의 함정은 내 스스로 내가 그렇게 탁월한 예술가적인 능력을 가진것은 아니라는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일을 선택하지 못한것에 대한 절망감도 있었겠지만, 나는 언젠가는 그런일을 내 나이 40이 되었을때 시작할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비가오는 날이면 그런 감성들이 나를 주섬주섬 주워입히고,
나는 그런 감성들이 들어차는 가슴을 억누르지 못해서 마음속에 간직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여행을 떠나곤 했던것같다.
비가오는날에는
그런 나만의 감성들을 들고 나가야 했었다.
그래서 광화문통의 책방을 들락거리고, 그림엽서들이 가득한 가게를 들락거리며
언젠가 내가 다시 시작할수있는 그림이나 글쓰기를 위해 나름대로는 분주하게 돌아 다녔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런감성들을 혼자 느끼는것이라 늘 외로운시간이기도 했던것같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을 고민하기시작한 고등하교시절부터,
나는 알고있었다, 내가 그냥 보통사람들처럼 살지는 않을거라는걸....
그리고 나는 내가 어떻게 살고싶다는 인생의 청사진을 어느정도 그려놓았다.
많은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사회에서 높은직위를 얻고, 사회에서 명성을 얻고... 그런것들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런생각들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나에게 있어서 성공한 인생이라는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것과 자신이 원하는것을 할수 있는것....
그래서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갈수 있는것,
그런 삶이 내가 살고싶었던 인생이었다.
이제 40대중반을 지나가는 이 시점에
나는 아직도 그런 꿈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고있다.
다시 그림을 그리는것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내가 쓰고싶은 글을 쓰고, 시를 쓰고 .....
그렇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 내리는 날에는
내 인생의 작은 꿈들도 내 가슴속으로 흘러 내린다.
나는 그 꿈들을 마음속에서 되새김질을 하며
비 내리는 날들을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