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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생·각 시리즈 ( Gay's Opinion Series )

[서문] 게/이/생/각

by 샘터0 2010. 4. 15.

[게이시리즈] 게이생각 100


서문. 나는 평범한 게이이다.
나는 평범한 게이이다.
극장에서 하이텔 또사모 소식지를 받아보고는
통신모임을 알게되었다.
하이텔통신을 통해서 나름대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나의 혼자만의 고민의 많은부분들을
하이텔 또사모를 통해서 풀어가는 방법들을 배운것일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혼자만의 가슴앓이로 삶에대한 희망도 없이
그저 시간이 흐르는대로 나를 내버려두고 지내던
외롭게 고민하던 시간들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많은것을 배우고
동성애자도 긍정적으로 살아갈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된것이
가장 커다란 수확이라고 생각된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역활하는 정도의 글을 쓰기 시작하다가
갈수록 내 생각들을 뱉어내는 건조한글들이 주류를 차지하게 되어
갈수록 딱딱하고 재미없는 고리타분한 이야기들이 글로 나타나는것 같다.

내 자신은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글을 않쓴지 10여년이 지난후에야 통신을 통해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게 된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렇게 딱딱한 글들만 뱉어대다보니
예전의 나의글들로 돌아가려해도 잘 되지않는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젠 목소리를 낮추고 내 나름대로의 글로 돌아가고 싶다.
게시판에 늘 상처투성이의 글이나 사랑타령인 글들만 나열되어있어서
게이들의 다른모습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있는그대로 쓰기를 시작한것같다.
그 글들중에는 혼자만의 주관적인 글들이 주류이며
그것이 객관적으로 쓸모가 있는 글인지도 장담할수없는 그런 낙서같은 글들이다.

이젠 이런글들에서 떠나야할것같다.
내가 글을 쓰고싶어하는 이유는
이런이유때문에 쓰고싶어하는것은 아니니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딱딱한 글들을 읽어보느라 고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언제나 내글을 읽어주는 40여명정도의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짜증스러울텐데도 잘 참고 읽어주는 인내심많고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늘 그런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이라도 이렇게 전해야 할것 같다.
가끔씩 내게 좋은말로만 격려해주었던분들에게
나는 너무 부끄러워서 무어라고 응답을 할수가 없었다.
이런기회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나라는 사람은 내가 가진실제의 모습보다 많이 포장되어
통신에 나타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통신에서 아는사람들은 어디서든 부담스럽게 느끼는 편이다.
내가 아무리 건전한 이야기를 주로 떠든다고 해도
그것은 내가 할수있는 최대한의 건전한 이야기 이라고 생각되고
단지 나는 방향을 그렇게 맞추도록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을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인것이다.
실제의 내모습은 ... 전혀 그렇지 않다.
극장은 마음만 먹으면 아무런거리낌없이 드나들수있는 정도의 사람이 되어있고,
이반들의 다른공간들도 몇번씩은 다 다녀보았던것 같다.
나는 어디를 다니는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어떤공간에서건 어떻게 행동해야 할것인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책임질수 없는 행동은 스스로 하지도 말아야 할것이며
자신의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절대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아는이의 도움을 받아서 찜질방에 처음 가보았을때...
그렇게 가치없는 섹스들이 만연한다는것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섹스하는 소리만 나딩구는것 같았다.
그런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그순간 섹스에 대한 환멸이 느껴졌다.
왜 그래야만 하는것인지 같은 동성애자로서도 이해는 않가지만,
우리는 가치있는 섹스를 나누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찜질방에 가더라도 섹스만은 다른곳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싶다.
설령 피할수 없는 섹스를 하게된다면 반드시 콘돔을 준비한후에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싶다.
그런 업소주인들이 알아서 콘돔을 준비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튼 나는 그런 평범한 게이일뿐이다.
나는 다른사람보다 한치도 나을것이 없는 그런 평범한 게이일뿐이다.
그러나 내 양식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제는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는일에 대한 기대는 별로없다.
게이들의 만남이 어떤지
게이들의 현실이 어떤것인지
게이들의 사랑이 어떤모습인지 충분하게 많이 알았다고 생각한다.
어느때 사랑이라고 느껴지면 사랑을 하게되겠지...
그리고 나머지 시간들은 지금의 내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겠지...
((게/ 이/ 생/ 각/ 99 1998-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