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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게이 이야기 ( Gay's Neighbour Stories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샘터0 2021. 9. 8.

2021년 8월31일 

오늘 페북에 알고지내던 사람의 장문의 글이 올라와서 읽어보니, 이 친구의 파트너인 일라리오의 부고소식이었다. 

나의 엑스, 그러니까 피터의 엑스 인 존이 그의 파트너 일라리오의 부고소식을 올렸다. 내가 피터와 같이 사는동안, 같이 커플친구로 자전거도 같이 타러가고, 가끔씩 그들의 집에 저녁 초대를 받기도 했었는데....존은 영국인이라 영국식 발음과 액센트가 있고, 일라리오는 이탈리안.

존과 일라리오는 요리를 즐기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이들의 집에 초대받으면 늘 고급호텔에서 식사를 하는듯한 대접을 받는다. 일라리오를 보면서 이탈리안의 열정을 보게된다. 그리고 늘 다른사람을 기분좋게해주는 웃음을 달고 다닌다. 그런 일라리오를 보면서, 참 따스한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가 술을 못마시니까 자신이 담아놓은 와인중에 적당한걸로 한병 챙겨주고 가져가서 먹으라고 하고....

늘 음식을 준비하고, 만드는것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던 사람....피터와 헤어진 이후에는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것도 뜸해졌고.. 가끔 존이 페북에서 메시지를 한줄 남겨주기도 했었다. 

 

2004년 8월15일에 존이 지하철에서 내리고, 올라리오가 지하철로 올라가는 도중에 만났다는 두 사람...그들은 서로 이미 만났어야할 사람들로 보였을만큼 너무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올라리오는 와인도 만들고, 농작물을 가꾸고, 화단을 가꾸고.....소세지도 만들고...파스타요리를 하고...전형적인 이탈리안의 열정이 분출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오늘 페북에 올라리오의 부고를 알리는 글과 그동안 함께 살았던 동안 아끼고 사랑해왔던 존의 글이 장문으로 올라왔다. 도무지 믿겨지지는 않지만, 늘 따뜻한 마음을 가진, 다른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사람이 너무 빨리 세상을 건너가는것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고인께서 하늘나라에서 평화롭게 지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