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샘터의 문학노트 ( Saemter's Writing note )

어두운 창이 마음안으로 드리워지는떄..

by 샘터0 2017. 10. 24.


내 가슴안에 고통이 웅크리듯 앉아있는날이 있다. 고통스럽지만, 고통스러움을 드러내지 못하고, 덩어리로 남아지내는 나날들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동안 낯설은 고통들이 부딪혀서 나타나는날들을 맞이하면, 우울함의 조각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하고, 그런조각들에 의해 상처받은 가슴들이 어디로 향해야할지 모르는채로, 내안에서는 조금씩 피를 흘러내리기 시작하지만...나는 아무것도 할수없는 그런날들이 있다.


아침마다 해가 솟아오르는날들이 원망스러워서 빛이들어오는 창들을 모두 막아버리고, 해저무는 저녁을 동경하며 시간을 죽여가는날이 있다. 인생을 돌아보면, 내가 맞이했던 그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을 이겨냈기때문에 지금의 나의 자리에 내가 서있을수있었다는것을 알지만, 고통스러운 시간을 맞이할때마다 가슴에 얹혀지는 이 새로운듯한 난감함들을...이제는 습관처럼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할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라는게 그렇지..즐겁고, 행복했던 시간들이 지나가면, 다시 어디선가 나타나는 그런고통과 아픔을 한번씩 던져주고는 내가 어떻게 인생을 꾸려가고있는지 돌아보고, 내앞으로 달려오는 새로운것들을 준비하라는 신호를 주는...그렇게 인생도 역사처럼 반복되는 순환고리를 가지고 생명을 이어가는듯하다.


그렇지만, 내인생에서 맞이하는 이런고통스러운 순간에는 나는 늘 혼자라는 생각이다. 나 혼자만이 나아가야할길을 볼수가 있고, 나 혼자만이 이런고통을 넘어가는 방법을 찾을수있고, 나 혼자만이 그런고통안에서 허우적대다가 벗어나는 순간을 만들수가 있다. 이세상안의 모든사람들이 나만 덩그라니 남겨놓고는 자기들의 인생을 즐기느라 바쁘기만한듯한...그래서 세상모든사람들이 나만 남겨두고, 근사한 장소에서 떠들고 웃어제끼며, 자신들의 그잘난 인생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축배를 들이키느라 정신이없는듯한 그런날이 있다. 그래서 이런순간을 맞이할때마다 기러기처럼 목매이게 달려드는 외로움과 쓴 인생의 맛을 가슴안 깊숙히 들이마시며 되새김질을 하게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인생의 어느순간에서든, 즐거움과 행복이 밀려드는 날에는 그런날들을 최대한 즐기며, 인생의 짐을 내려놓고 살아가보는것이다. 그리고 그런순간이 지나가고 새로운 고통의 짐들이 주어지는날에는,견딜수없는 무게의 그짐들을 두어깨에 몽땅 실어놓고, 몸부림치듯 발광을하며 미친듯한 세상속으로 휘저어 걸어가보는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달콤함을 즐기는날들과 쓰라린날들을 맞이하는날들이 인생을 깊이있게 느끼고 살아가게만드는 동력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고통이 정점에 다다른듯한 순간에는, 내가 살아가야할 의미를 잃어버리고, 나도 내자신을 잃어버리고 무언지도 모를 어두움속에서 지내는날들도 있다. 그래서 내가 왜 살아야하는지, 왜 내가 이런 질긴생명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지...이해가 되지않는 그런날들이 반복된다. 그래도 고통에 젖어버리고, 누군가를 저주하며 소리쳐 울부짖을수있는 사람들은 그런고통들을 감당해낼만한 열정과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나처럼 그저 주저앉아 소리내지도 못하고, 울어보지도 못하면서, 가슴안에 덩그렇게 앉아있는 덩어리들만 탓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고통을 저항하며, 씹어삼킬만한 용기도 없을때 모든것이 절망스러울따름이다.


이런고통이 머리를 짖누르며 산산이 부수어내는 내자신을 맞이하는때에는, 이런 인생도 음유시인처럼 노래할수있다면, 그래서 이런고통스런 현실이 모두 가상적인것처럼 위장해낼수 있다면, 나도 그런사람이 되고싶다는 갈망이 가끔씩 나의 희망으로 떠오르는 아련한 막막함과 암울함이 나를 달래어주는 위안이 되고있다.


그런데, 부수어질수있는 만큼 부수어지고, 허물어질수있을만큼 허물어지고 터져서...이젠 더 이상 잃어야할것도 없고, 더 이상 가라앉을곳도 없는..그런상황에서야 내 스스로 쓸모없는 몸둥이를 움직여볼 수있는 동기가 스며들고있음을 나는 알지 못했다.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어서, 아무것도 가질수가 없어서, 아무런 두려움도 가질것이없는 그것이 가장 강력한 희망의 도구가 된다는것을 고통의 시간을 저만치 멀리서 지나고난다음에야 알게되었다.


고통이 다가오는때에는 고통속에서 살으라한다. 그안에서 살아보지 않고는 얻을수없는 아름다운 인생이야기를 나도 누군가와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어가기 위해서 오늘은 이 고통안에서 고통을 뼛쏙까지 느껴가면서 살아가보라한다. 그래서 찬란한 고통이 살포시 나에게로 다가와 내안에 드러누운채로 거만스럽게 달콤한 인생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져다주면, 달콤한 인생안에서 무지개빛꿈을 매달아 하늘높이 쏘아올리며 지나간 고통이 시간을 잊어버리고,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채워가며 사는방법을 익혀가게 되기를 기대한다.

사람이 사는 인생은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서 배우고 진화한다. 이런 고통의 시간들을 통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그런방법을 발견하고 진화한다. 그래서 고통이 다가오면 그것을 피하려하지 않고, 그 고통안에서 고통을 느끼고, 고통에 찢겨져버리고, 고통에 모든것을 잃어버리고 그리고 또 다시 시작할수있는 움직임을 만들수있다면, 그런 고통을 즐기는것도 인생이다. 그리하여 고통을 가져본사람들이 가질수있는 일상의 작은것들의 행복함까지 마음껏 느끼고 즐기는 인생을 만들어갈 힘이 될것이다.


그래서 언젠가 또다른 고통이 찾아온다면, 그것도 내 인생안으로 흡수하고, 부대끼면서 즐겨보리라..

그렇게 고통도 즐기다보면, 내안에 쓰러져갔던 사랑스러운 인생의 줄기들도 하나둘 더디더라도 천천히 햇살을 향해서 고개를 들어올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을것이다. 그래서 내 인생에도 햇살이 쏟아붓기 시작할때는 지나간 고통의 이픔을 추억속으로 밀어넣어두고, 새로운 행복을 만들기위해서 힘차게 시작하는 아침을 맞이 하리라...


고민하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이 지나가고나면,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를 느낄수 있듯이.....

'샘터의 문학노트 ( Saemter's Writing note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한다는것....  (0) 2018.07.28
털어내기  (0) 2018.02.18
꿈꾸는 아침.  (0) 2017.02.08
겨울 서정 1  (0) 2016.01.12
가려진 세상을 들추어보면서,,..  (0) 201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