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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게이 이야기 ( Gay's Neighbour Stories )

커밍아웃

by 샘터0 2013. 1. 11.


커밍아웃... 2006년 8월 18일

한국에서 사는동안은 커밍아웃은 다른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사회생활을 하기위해서는 또한 친구.가족들에게 내가 게이임을 밝힐수가 없었다. 그이유로는 다른사람들이 커밍아웃을 받아들일만한 준비가 되어지지 않은 사회이기도 하고, 친구나 가족들에게 가해질 커다란 충격을 감당할하지도 않았다.. 결론적으로 한국사회에서는 아직 동성애자의 커밍아웃을 받아들일만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회다. 사회가 성숙해지고 동성애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가능한것인데..한국이라는 사회는 그런면에서는 여전히 보수일색이고 다양화된 사회로 발전하는데 많은 장애물을 가진 사회이다.

동성애자들이 이웃에 살고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그런사람들은 살지 않는다고 믿고싶은것이다.
오늘은 토론토 여름영어연수캠프에 학생들을 가이드하느라 방문중인 잘알고 있는 친구의 동생이 한달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고해서 그녀와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그런데 요즘 내가 수술후 1주일이 지난즈음이라 오랫동안 걸어다니지는 못해서 할수없이 피터더러 운전해달라고해서 피터와 같이 갔다. 그녀가 회의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는 전철역주변에서 기다리라고하고는 자동차로가서 그녀와 레스토랑으로 갔다. 피터가 차에서 먼저 내렸을때 그녀는 나에게 피터가 룸메이트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만 대답했다.
나는 피터가 내 파트너라고 소개할생각도 없었고, 일부러 게이라는것을 밝히고싶지도 않았다.

레스토랑의 2층에는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그아래에는 식탁이 놓여져 있었다. 그곳에 앉아서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동안 그녀가 피터에게 같이 산지 얼마나 되었냐고 질문을 했는데, 피터는 우리가 데이트한지는 8개월정도 되고 같이 산지는 5개월된다는식으로 대답했다. 그녀는 차에 올랐을때부터 그의 머릿속에서 여러가지 계산이 돌아갔을것이다.그런데 피터가 아무런 거리낌없이 이런답변을 해버리니 나도 모 별다른 방법이 없다. 거기에다가 피터는 자기가 맨날 저녁에 나를위해 요리를 해준다는둥, 한국음식은 무얼할줄 안다는둥......이러다보니 영락없이 커밍아웃이 되어버린것이다.

식사후에 그녀를 한인타운에 내려주고, 나와 피터도 같이 한인그로서리식품점에서 쇼핑을 하고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래서 그녀도 쇼핑을 한후에 간단히 인사를 하는자리에서 피터에게 나를 잘 보살펴달라는 이야기를 하고는 그녀가 먼저 돌아갔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피터에게, 그녀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해서 나는 자연스럽게 커밍아웃이 되어버렸다고 그랬더니. 왜 미리 경고를 주지 않았냐고 하면서 미안하다고 한다. 

피터는 늘 자신이 동성애자라는점을 아무데나 가든지 아무에게나 다 솔직하게 말을하고 다녀서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그런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한다. 게다가 피터가 요즘 나한테 미쳐있어서 얼마나 내 자랑을 사람들에게 하는지 정말 남들이 보면 닭살스럽기도 할것이다. 한국에사는 사람들에게 커밍아웃하는것은 아무런 문제가 않되는데, 이곳에 사는 한국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피터에게 말했다.
한국에 살때는 한국사람들에게 커밍아웃하는것이 커다란 문제였지만, 이곳에서는 한국에 사는 가족,친구들에게 언젠가는 커밍아웃을 할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서울에 방문했을때는 "나의 사랑하는 파트너 피터입니다 ! " 라고 소개시켜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카나다에 있는 한국사람들에게 솔직하게 게이라고 밝히지는 않는다.

며칠전에는 저녁늦게 피터랑 운동삼아 걸어내려간 게이스트릿 커피샵에 다른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앉아있었는데, 그중에 데니스가 저밖에 있는사람 한국사람이라면서 내게 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돌려 밖을 보았더니 .....움마..!! 저놈은 내가 우체국에서 일할때 휠체어를 탄 다른 친구하고 같이 왔던 놈이라 내가 얼굴을 알고 있었던 참이다. 그렇지 않아도 훈이라는 애가 말하는걸듣고 속으로 "너는 영락없는 게이인걸..." 이렇게 생각했었던 놈이다. 어느곳을 가나 게이는 게이를 알아보게 되어있다.

그런데 커피샵 바깥의 의자에 앉아서 존과 열심히 얘기하던중에 다른 카나디언 마크가 나타나서 훈이라는 애와 이야기를 시작할즈음 훈과 같이 앉아있던 다른 카나디언 존이 커피숍으로 피해 들어왔다. 아시안을 좋아하는 피터는 훈이라는 애를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훈이랑 마크가 같이 앉자마자 몇마디 하더니 다른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이 생키쓰를 하고 난리가 났다. 그것을 본 피터가 나더러 마크라는 아이는 마약하는데다가 같이 지내면 아침에 모든돈을 털어서 마약하러가는 애라고 훈이라는 애한테 말을 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존은 자기가 나가면서 이야기를 하겠다고, 문을 나서서는 훈의 귀에다 대고 모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훈이라는놈이 얼마나 굶었는지....그 이야기를 들었는지 못들었는지..들은척도 않하고 계속 키쓰하고 난리부르스를 치는것이다. 커피숍안에서는 그 희한한 장면을 구경하고 역겹다고 소리치는 소리들로 아우성이었다. 

그래서 할수없이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훈에게 가서는 아는척을 하고 잘 지냈냐고 말하고,...마크가 어떤사람이라고 사람들이 그러니까, 마크하고 같이가지 않는것이 좋을거라는 충고를 한국어로 해주고 그 자리를 떴다. 마크는 한국어를 몰라도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뜻을 이미 파악했는지 무슨일이냐고 오히려 나한테 화를 내는듯했지만, 나는 그를 무시하고 내자리로 돌아왔다.

그 후로 훈은 마크의 테이블을 떠나서 가는것을 내가 불러서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었다. 그놈도 카나다에 와서는 처음으로 처치스트릿에 나섰다고 하는데...무슨 가방을 다 들고 나와서 얼마나 굶었는지...거리에서 헌팅을 하려고 작정하고 나온것이었다.

아무튼 그후로 훈이라는놈이 나에게는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나는 모 그렇게친해지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이 무지한것이 잘못될까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다보니....무슨 가디언역활처럼 되는것같아서 별로 달갑지는 않다.

알고보니 카나다에 온지 4개월이 되었다는데, 여기서 살고싶어서 변호사를 통해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난민이민을 신청했다고 한다.
영어는 아직 바닥정도인데다가,,난민이민조건이 한국사람에게는 별로 가능성이 없는것 같은데.....아직 자세하게 물어보고 충고를 해주거나 하지는 못했다. 한국은 법적으로 동성애자를 금지하는 나라는 아닌데다가, 경제적으로 별로 어려움이 없는 국가이다. 다만 인권적인 상황으로는 많은자료를 논리적으로 대응하는게 필요하다. 내 생각으로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민을 하고 싶으면, 카나다에서 파트너를 만들어서, 배우자로 가족이민을 하는것이 가장 좋은방법이다. 한국인 동성애자로서 어려움이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다른나라의 상황들과 비교해보면 나쁘다고만 말하기 어렵다. 아랍권에서는 동성애자를 거리에서 공개처형을하는법을 집행한다.

다른하나의 염려는 한인변호사들이 신뢰감이 없는편이다. 나쁜사람들은 돈만받고 수속집행을 하지도 않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명분을 대고 돈만 받아내고는 불법체류자로 전락시켜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여러가지로 주의가 요구된다. 변호사들은 이민서류를 진행하기만하면 돈부터 먼저 챙겨서 결과적으로 되든, 않되든...별로 상관없다. 그래서 변호사들을 통해서 대리신청할때는 서류의 진행상황을 첵크하는것이 중요하다. 먼저 이민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했으면 언제 그서류를 제출했는지 영수증과 확인서를 받은후에 돈을 지불하는게 좋고...이민국에 접수했으면 접수영수증을 보여달라고하고 그번호가 있으면 그번호로 직접 이민국에 서류 접수사실도 확인해보는것이 좋다. 이민국에 서류를 제출하면, 접수했다는 통보메일과 파일번호를 주게 되어있다. 그러니 부지런하게 문서로 그내용을 확인하고 복사본을 넘겨받는것이 필요하다.
어쨌든...훈 이라는 사람때문에 본의 아니게 그의 친구부부에게도 커밍아웃이 되어버렸다.